하워드 막스 단독 인터뷰 (2) "2000년대 주식 붕괴기와 이게 다르다"
조선일보 머니와 오크트리캐피털 '하워드 막스'회장과의 인터뷰 내용을 요약정리하였습니다.
하워드 막스의 투자 철학
- The primacy of rist control : 리스크 관리가 최우선이다
- Emphasis on cosistency : 일관성이 중요하다
- The importance of market inefficiency : 시장 비효율성을 고려해라
- The benefits of specialization: 전문화의 이점을 노려라
- Macro-forecasting not critical to investing : 투자에서 거시 예측은 중요하지 않다
- Disavowal of market timing : 시점 잡기는 하지 않는다
오늘의 주제: 하워드 막스가 진단한 '테크 버블'
Q: 메모에 닷컴버블과의 유사성을 언급했는데 당시와 지금은 무엇이 같고 다를까요?
A: 어떤 면에서는 비슷하고, 다른 점도 있습니다. 1999년엔 데이트레이더들이 있었다면 2020년엔 '레딧 투자자'라고 하는 이들이 있죠. 닷컴 버블과 유사성이 몇 가지 있긴 합니다.
가장 중요한 유사점은 1998~2000년의 거품은 TMT버블이라고 합니다. 테크(tech), 미디어(media), 통(telecommunication) 등 인터넷과 관련 산업이 거품을 만들었죠. 당시 인터넷은 완전히 새로운 것으로 기억할지 모르지만 1995~96년엔 대부분의 사람들이 인터넷의 존재 자체를 몰랐습니다. 굉장히 새로운 것이었다는 뜻입니다.
당시 많은 회사들이 순이익, 심지어 매출도 없는 상태로 상장을 했고 투자자들은 이 회사들이 성공할 것처럼 대우를 했습니다.
지금은 아마존,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메타) 같은 회사들이 가장 큰 힘을 받았는데 이 회사들은 다릅니다. 이미 자리를 잡은 지 10, 25, 30년은 된 강한 회사들이죠. 이들은 많은 수익을 내거나 성장을 위한 투자를 줄이기로 하면 바로 수익을 낼 수 있는 기업들입니다. 이 차이는 매우 큽니다.
만약 아미크로소프트 같은 회사의 주가가 내려가기 시작하면 언젠가는 이 주식이 너무 저렴해지는 시점이 옵니다. 제대로 된 수익이나 매출 없이 개념만 있는 회사라면 이 시점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 차이는 매우 큽니다.
Q: 하지만 지금도 쿠팡처럼 수익을 내지 못하는 회사가 많이 상장돼 있지 않나요?
A: 상장 기업이라고 하는 회사 특히 순이익이 없는 회사에 대해서는 늘 조심해야 합니다. 문제는 무엇을 조심해야 하느냐는 것입니다. 보통은 우리가 수익을 낼 수 있느냐를 판단할 때 PER(수익 대비 주가) 같은 지표를 사용합니다. 그런데 이 회사들은 수익이 없습니다. 판단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죠. 게다가 어떤 회사들은 원한다면 수익을 낼 수가 있는 회사들이죠.
고성장 회사라 불리는 이 회사들은 '선도자의 이점'을 획득하기 위해 빠른 속도로 성장하기를 원합니다. 이를 위해 매출의 상당 부분을 새로운 고객 확보나 잠재력 확장 등 미래를 위해 투자합니다. 그래서 기업의 수익성이 나쁘다는 것은 생각하는 것만큼 상황이 나쁘다는 뜻은 아닌 것이죠. 쿠팡에 대해서는 내가 아는 것이 없기 때문에 쿠팡에 관한 얘기라고 인용해서는 안 되지만 말이죠.
참고로 개인 투자자는 이것을 알아차리기가 매우 어렵지만 전문가들은 수익이 나지 않는 어떤 회사가 자발적인 적자를 보고 있는지 혹은 사업 모델 자체가 수익을 아직 낼 단계가 아닌지를 이론적으로는 분석할 수 있습니다.
Q: 가상화폐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는데요. 이번 메모에서 시장 과열의 신호로 언급한 '새롭고 새로운 것'의 전형이 가상화폐 같습니다. 가상화폐의 미래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A: 지난번 메모를 보면 앤드루(아들)가 나에게 가상화폐에 관해 토론하기엔 아는 것이 너무 없다고 말하는 부분이 나옵니다. 인정합니다. 가상화폐가 나오자마자 나는 이에 대해 부정적이었습니다. 현금 흐름이 없는 자산이니까요. 게다가 물리적 용처도 없습니다. 돈이나 예술, 혹은 다이아몬드와 비슷하다고 할까요. '생각', 혹은 (사람들이 이를 대하는) '자세'가 전부였어요.
지난 메모에서 나는 존 케네스 갤브레이스가 한 말 즉 '과거에 대해 기억하고 과거에 얽매인 사람은 현재의 경이로움을 놓치기 때문에 젊은 세대로부터 무시당한다'는 말을 인용했습니다.
우리 세대가 가상화폐의 잠재력, 가상화폐의 매력을 놓치고 있는지도 모르죠. 확실한 것은 우리 둘 중에(구세대와 젊은 세대) 하나는 틀렸다는 겁니다. 컴퓨터나 디스크 드라이브, 인터넷, 스팩(SPAC),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같은 '새롭고 새로운 것'의 가치를 판단하기 위해선 시간이 필요합니다. 지금으로부터 10년이 흐른 뒤 가상화폐를 무시했던 나이 든 세대와 잠재력이 크다고 믿었던 젊은 세대 중 누가 맞았는지가 판명날 겁니다. 그 이상은 제가 할 수 있는 얘기가 없고 누구라도 이 이상의 단언은 하지 못하리라고 생각합니다.
Q: 가상화폐가 나온 지가 10여년이 흘렀는데 아직 시간이 충분히 흐르지 않았다는 말씀이신가요?
A: 시간이 충분히 흘렀을 수도 있겠죠. 반면 논쟁 또한 여전히 계속되고 있지 않습니까? 가상화폐의 변동성은 어마어마해서 2020년 저점에서 3000~4000달러 정도 하다가 7만 달러를 넘더니 이젠 1만 7000달러(비트코인 기준)를 기록 중입니다. 그렇게 큰 변동성 자체가 아직 가상화폐의 가치에 대한 논란이 끝나지 않았음을 말해줍니다.
Q: 인플레이션과 싸우기 위한 연준의 노력이 침체를 유발할 수 있다고 했는데 인플레이션 그 자체는 어떨까요? 조만간 진정이 될 수 있을까요?
A: 인플레이션은 왜 발생했을까요? 전쟁은 이유 중 하나이지만 가장 중요한 원인은 아니죠. 인플레이션은 이미 지난해부터 심각해졌으니까요. 2021년 4월에 이미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를 넘어섰지만 10개월이 지난 후에야 전쟁이 일어났으니 말이죠.
인플레이션의 원인은 여럿이 있는데 내 생각에 우선 첫째로 중앙은행들, 특히 연준이 사람들이 다 쓸 수 없어 은행에 넣어야 할 정도로 많은 돈을 뿌렸고 저축한 돈이 늘어나는 바람에 엄청나게 수요가 높아졌습니다.
둘째로 공급이 너무 오래 멈춰서야 했기 때문에 경제 활동이 재개됐을 때 생산이 매우 불안정했습니다. 차를 만들려면 부품이 3만 개 들어가는데 3개만 못 구해도 차를 생산할 수가 없는 식이죠. 경제가 겨울잠을 자고 난 후 제대로 재가동을 시작하지 못한 겁니다. 매우 강력한 수요와 동시에 불완전한 공급이 겹친 것이죠.
셋째는 사람들이 일터를 떠나는 '대사직(Great Resignation)'이 발생했는데 이 때문에 경제의 불완전한 가동이 악화됐죠.
넷째가 전쟁입니다. 전쟁은 농작물과 에너지 생산을 줄어들게 만들었죠. 고전적으로 인플레이션이란 '너무 많은 돈이 너무 적은 상품을 쫓을 때' 발생한다고 하죠. 그런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입니다.
자, 연준의 지원금이 초래한 과잉 수요와 경제의 '겨울잠'이 초래한 부적절한 공급은 정상화할 것이고 일자리를 떠난 사람 중 상당수는 다시 일터로 돌아가리라고 봅니다. 언젠가는 전쟁이 끝나고 생산도 회복이 될 것이고요. 요점은 우리가 언젠가는 거기에 도달하리라는 겁니다. 물론 연준이 금리 인상과 양적 긴축으로 인플레이션과 싸우고 있는데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얼마나 완화시킬지 혹은 얼마나 걸릴지는 알 수가 없습니다. 아무도 모르겠죠. 전문가마다 다 다른 얘기를 하고 있는 판입니다.
기대인플레이션이라는 위험 요소도 있죠. 사람들이 인플레이션이 악화한다고 믿으면 할인점에 가서 물건을 사들이게 되는데 그렇게 되면 자기 충족적인 인플레이션의 악순환이 발생하고 되고 인플레이션이 고착화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인플레이션을 되돌리기는 더 어려워질 수도 있습니다.
나를 포함해서 아무도 인플레이션 문제가 어떻게 풀릴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1년 후쯤 지금보다는 낮아지지 않을까 하는 것이 저의 의견입니다. 저의 개인적인 생각이 그런데 여러분은 저도 제 개인적인 생각에 따라 투자를 하지 않는다는 점은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우리는 거시에 투자하는 사람들이 아니고 기업과 증권에 투자를 하니까요.
Q: 최근 중국 투자를 늘렸는데요. 중국에 대해선 어떻게 전망하시는지요.
A: 중국에 대한 전망 또한 '너무 제 의견만 보고 투자하지 마시라'말하는 분야인데 내 생각에 중국은 글로벌 커뮤니티의 일부가 되고 싶어 합니다. 푸틴은 다르고요. 중국에 대한 투자가 쉽지는 않겠지만 중국이 모든 것을 다 망쳐버릴 것이라고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즉 중국과 괜찮게 지낼 수 있다고 저는 봅니다.
우리는 중국과 꽤 괜찮은 비즈니스를 하고 있기도 하고 지금도 진행 중이며 앞으로도 그럴 겁니다. 우리는 계속 조심스럽게 접근하겠지만 접근을 하긴 할 겁니다. 어떤 사람들은 "중국 투자는 할 수가 없다"고 말하는데 그게 오히려 저의 흥미를 끕니다. 중국 주식 가격에 대해 낙관이 없는 상태(사이클상 저점)이라는 뜻이니까요.
Q: 한국에는 지난 2년 사이 처음 투자를 시작한 이들이 많고 상당수는 약세장을 처음 겪는 상황이라 충격에 빠져 있습니다. 이들을 위한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A: 투자는 쉬운 일이 아닙니다. 법률 업무, 치과 치료, 병원 치료, 노무 등을 셀프로 하지는 않지요. 만약 투자, 경영, 회계에 대해 아는 것이 없다면 직접 종목을 고르지 않는 편이 낫습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결정을 내렸는데 성공을 할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대다수의 투자자는 펀드를 사서 전문가에게 투자를 맡기는 편이 낫습니다.
투자는 숙련도가 높아야 하는 일이고 '멋져 보이니 사야겠구만' 같은 느낌만으로 결정할 수는 없는 작업입니다. 그건 레저나 취미 활동에 가깝죠. 일반인이 투자를 그렇게 접근해서는 안됩니다.
이런 전제 아래 만약 주식이 너무 비쌀 때 그 위험을 모르고 사버린 상태라면 지금 최악의 선택은 너무 싸게 매도하는 겁니다. 이런 위험이 영원히 계속될 것이라고 믿으면서 말이죠. 상황 통제에 나서야죠. 만약 개별 주식을 샀고 지금 후회하고 있다면 절대로 주식을 팔아서 은행에 쌓아놓지는 마십시오. 그게 바로 '머리 꼭대기에서 사서 발목에 파는' 것이니까요. 개별주식에 만족하지 못한다면 주식을 팔고 펀드를 사십시오. 그래야 시장이 회복될 때 참여를 할 수가 있을 테니까요.
(Q: ETF 포함해서요?) 그럼요.
#하워드 막스 단독 인터뷰 (2) "2000년대 주식 붕괴기와 이게 다르다"
출처: 조선일보 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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