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피크제: 고령 근로자 차별인가?

지난 5월 대법원은 임금피크제가 고령 근로자를 차별한 것이라 하여 무효라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이러한 대법원의 임금피크제 관련 판결에 관련되어 논란은 계속되고 있는데요. 오늘은 임금피크제에 대해서 더 자세히 알아보고자 합니다.

임금피크제란?

임금피크제란 근로자가 일정 연령에 도달하면 임금 및 근로조건 등을 조정하여 근로자의 고용을 보장하는 제도입니다.

임금피크제는 고평가 된 장년층의 임금을 낮추는 대신 고용주가 장년층 근로자를 보다 오래 고용하게 함으로써 장년층이 실업에 빠지는 것을 방지하는데 효과가 있습니다.

그러나 문제점도 있습니다. 고용주가 신규채용은 도외시하면서 단순히 고령근로자의 임금 삭감을 위해 남용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임금피크제 유형

임금피크제는 보장 유형에 따라 정년보장형, 정년연장형, 고용연장형으로 나뉩니다.

1. 정년보장형

단체 협약이나 취업규칙으로 정한 정년을 보장하는 것을 전제로 정년 전의 임금을 조정하는 제도이다. 현재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국내 기업들은 대부분 정년보장형이다.

2. 정년연장형

근로자의 정년을 연장하는 전제로 연장된 정년기간만큼 정년 전의 임금 수준을 조정하는 방식을 말한다.

3. 고용연장형

일단 정년이 된 종업원이 퇴직하고, 계약직의 신분으로 고용이 연장되는 제도를 말한다.

임금피크제 무효 판결

이번 논란이 된 임금피크제 판결은 정년 유지형입니다.

한국 전자기술연구원에서 일한 A 씨는 연구원을 상대로 임금 차액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연구원은 만 55세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임금피크제를 도입하였고, 이에 A 씨는 55세가 되면서 임금이 대폭 깎였습니다. 그러나 업무의 질과 양은 줄지 않았고, 후에 명예퇴직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A 씨는 명예퇴직 후에 소송을 제기한 것입니다.

대법원은 이번 사건이 합리적 이유가 없는 연령 차별에 해당한다고 판결하였습니다. 이번 대법원 판결의 요지는 '고령자라는 이유로 임금을 차별하는 임금피크제는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 고용촉진에 관한 법률(고령자 고용법)'을 위반해서 무효'라는 것입니다. 즉, 정년을 연장하지도, 업무량을 조절하지도 않은 채 만 55세 이상이라는 이유만으로 임금을 깎았기에 고령자 고용법을 위반하였다는 것입니다.

이번 대법원의 판결은 임금피크제의 효력 판단 기준을 밝히고, 그 무효를 선언한 첫 사례로 많은 논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임금피크제 폐지 또는 전면 개편의 요구도 나오고 있습니다.

대법원의 판결로 인해 정년 유지형이 고령화 차별이라는 논란이 있지만, 임금피크제를 도입하고 있는 대부분의 기업은 정년연장형을 택하고 있습니다. 결국 지금의 논란을 비껴간 것입니다. 정년 연장을 조건으로 노사 협의를 통해 임금피크제를 도입하였다면 고령화 차별이 아니라는 것은 여전하고 유효적이라는 의견입니다.

2014년 KT와 노조는 합의하여 정년연장 임금피크제를 도입하였습니다. 정년을 58세에서 60세로 연장하는 대신, 56세부터 59세까지 매년 10%씩 임금을 삭감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러나 이후 근로자들은 삭감된 임금을 지급하라는 소송을 제기하였고, 재판부는 KT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대법원은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는 목적'이 타당한지를 개별 사건마다 심리해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습니다. 결국 '임금피크제'도입 자체가 무효는 아니며, 사건을 개별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